주민들 "환경 파괴하고 어업에도 피해"
민간 업체가 추진… 내년부터 15년간 운영 "충분한 대책 세울 것"
군의회도 반대 결의안… 당국 허가 여부 관심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 민간 업체가 폐기물 매립장을 만들기로 해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해당 업체는 폐기물 매립장이 꼭 필요하다며 이를 제대로 만들고 운영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민들은 섬의 환경과 주민들의 건강을 해친다며 반대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업체인 원광인바이로텍㈜는 영흥면 외리 248의 1 일대에 내년까지 폐기물 매립장을 만들기로 했다. 규모는 14만9776㎡이다. 이 업체는 최근 환경영향평가 평가서 초안을 관할 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에 냈다.
▲ 폐기물 매립장 조성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영흥도./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이에 따르면 매립장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15년 동안 처리비를 받고 운영할 계획이다. 매립 대상은 여러 사업장에서 나오는 폐석회나 폐유리섬유 등의 일반 폐기물,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등의 건설폐기물, 폐유나 폐흡착제 등의 지정 폐기물이다. 전국적으로 이들 폐기물을 받아 묻은 뒤 그 위에 흙 등을 덮고 침출수가 흘러나가지 않게 차단막을 설치해 처리하게 된다. 매립이 계속되면 최종적으로 지하 20m, 지상 15m에 263만t의 폐기물을 매립하게 된다.
업체측은 폐기물 처리기술과 매립장 운영관리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주민이나 지역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원광인바이로텍㈜는 이번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통해 "매립장 운영에 따라 먼지나 오수 등 환경 측면에서 부정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피해를 최소화할 모든 방안을 찾고 있다"며 "폐기물을 매립할 때 바람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날림먼지나 악취를 막기 위한 시설(에어돔)을 설치하고, 침출수가 흘러나가지 않도록 차단막을 확실하게 설치하며, 운반차량은 반드시 덮개를 씌우는 등 여러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흥도 주민들은 이런 조치로는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없으니 매립장을 만들지 말라는 입장이다. 폐기물 매립장에서 나오는 독성이 강한 산업폐기물 침출수 때문에 바다가 오염돼 어족 자원의 씨가 마르고, 폐기물 운반 차량이 도로를 다니면서 소음과 악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인천지역 수산 자원의 보급과 연구를 위해 만든 수산종묘배양연구소가 매립지가 들어서려는 곳에서 멀지 않아 이 연구소에도 큰 피해를 주게 된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전체 2157명의 서명을 받은 반대 서명서를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 등에 내고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옹진군의회도 최근 본회의를 열고 의원 7명 전체 명의로 '영흥면 폐기물 최종 처리시설 조성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군의회 백종빈 의원은 "영흥도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풍부한 해양 자원을 갖고 있는 섬인데 여기에 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서면 환경이 파괴돼 어업인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을 뿐 아니라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떨어져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기 때문에 절대 매립장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원광인바이로텍㈜는 앞으로 주민들이 문제 삼는 내용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담은 환경영향평가 본안(本案)과 폐기물 처리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한강유역환경청과 옹진군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 심의에서 한강유역환경청이 최종적으로 사업 허가를 내주면 매립장을 만들고 매립에 필요한 장비 등 관련 시설을 갖춰 운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영흥도 주민들의 반대가 완강하고, 옹진군도 이 시설이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깨끗한 섬들의 이미지를 살려 관광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2009.12.25 PM 02:53:03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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